기업의 경쟁우위 확보 & 직원 몰입 증진 인재전략의 핵, ESG 

12 3월 2023

ESG가 뜨고 있다. 몇 해 전부터 주목받더니 2021년 들어서 신문, 뉴스 등 각종 매체에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등장하고 있다. 

ESG는 환경(Environmental),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앞 글자를 딴 용어로 기업의 비재무적 성과를 측정하는 지표다. 재무제표나 현금흐름 같은 금전적 이익뿐만 아니라,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영향력까지 고려해 투자하겠다고 만든 기준이 ESG다.

이전에는 과정이야 어떻든 높은 수익을 내는 기업이 투자자에게 좋은 회사였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든, 환경을 오염시키든, 직장 내 성희롱 문제를 일으키든, 높은 매출과 투자수익을 이어가면 투자자들은 개의치 않았다. 그들의 관심 영역은 재무제표 실적과 주주이익 극대화로, 이른바 주주 자본주의 시대였다.

기업을 주주 자본주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시각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일으킨 리먼 쇼크 이후 조금씩 바뀌었다. 여기에 지구 온난화, 대기오염 등 기후 문제와 인종차별, 인권보호 등 사회적 이슈까지 대두되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점차 강조됐다. 주주의 이익만을 우선시하는 시각에서 지역사회와 직원 웰빙에 대한 책임, 공공선까지 고려하는 상황으로 변했다. 소비자 역시 사회적 공헌도가 높은 기업의 제품을 우선적으로 찾기 시작했다.

급기야 주주 자본주의 개념이 ‘이해관계자(Multi stakeholder) 자본주의’로 변해야 한다는 논의가 시작됐다. 2019년 8월, 미국 200대 기업 CEO들의 협의 체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Business Round Table)에서는 주주 우선주의에서 벗어나 모든 이해관계자의 번영을 극대화하기로 약속하는 성명을 발표한다. 

2020년 1월 다보스포럼에서도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이한 기업의 보편적 원칙으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라는 말이 언급됐다. 주주 자본주의라는 패러다임이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 전환됨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투자자들도 변했다. 

2020년 1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는 ESG 성과가 부진한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그가 공개서한에서 “앞으로 투자 결정 시 지속가능성을 기준으로 삼겠다.”라고 밝히면서 ESG 투자가 급물살을 탔다. ESG 경영은 바로 이러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라는 시대적 흐름을 타고 등장한 화두다.

ESG와 인재관리

ESG는 이제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기업의 평판과 이미지뿐만 아니라 재무적 성과의 중심에 위치해 있다. 하지만 이러한 ESG의 중요성과 위상에도 불구하고, ESG가 HR과 조직 내부 이해관계자인 직원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부족한 상태다. ESG는 조직 구성원의 몰입과 만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더 나아가 인재 확보에서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을까? Mercer에서 발간한 ‘ESG as a workforce strategy’ 보고서에서는 이러한 궁금증에 대한 힌트를 엿볼 수 있다.

이 연구는 모건스탠리 투자정보기관인 MSCI(Morgan Stanley Capital International) ESG 점수와 인적자원 데이터 간의 관계를 분석했는데, 가장  먼저 구성원이 회사에 느끼는 만족도에 ESG가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봤다. 분석 결과, 직원 만족도가 최상위인 기업군은 직원 만족도가 평균 수준인 기업군에 비해 ESG 점수가 14%가량 높았다(5.6점 vs. 4.9점). 다음으로는 기업 선호도와 ESG 간의 관계를 살펴봤다. MZ세대를 포함한 젊은 인재들이 가장 선호하는 기업군은 평균적인 선호도를 가진 기업들보다 ESG 점수가 무려 25%나 더 높았다(6.1점 vs. 4.9점).

ESG의 세부 영역별로 살펴봐도 이런 현상은 비슷하다. 환경 영역에서 주목하는 탄소배출량을 살펴보면, 직원 만족도 최상위 기업군은 평균적인 직원 만족도를 보인 기업군보다 탄소배출량이 낮았다.

마찬가지로 젊은 세대들이 매우 선호하는 기업군은 평균적인 선호도를 가진 기업군보다 탄소배출량이 낮았다. 고탄소배출 부문과 저탄소배출 부문으로 구분하여 살펴봐도 결과는 비슷하다. 고탄소 배출 부문 중 직원 만족도 최상위에 속하는 기업은 하나도 없었다. 한편 고탄소배출 부문 중에서도 젊은 세대에게 매력적인 기업군은 평균적인 선호도를 가진 기업군보다 탄소배출 강도가 24% 낮았다. 저탄소배출 부문에서도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기업군은 평균적인 선호도를 가진 기업보다 탄소배출 강도가 49%나 낮았다.

사회적 측면에서는 기업들이 직원 정서를 이해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살펴봤다. 노력의 정도는 직원 몰입도 조사를 얼마나 자주, 광범위하게 실시하는지와 더불어, 목표하는 직원 몰입도를 달성하기 위해 행동을 취하고 주기적으로 점검하는지를 기반으로 점수화했다.

분석 결과, 직원 만족도 최상위 기업군은 평균적인 직원 만족도 기업군보다 직원 정서를 이해하는 노력 점수가 26% 더 높았다(63점 vs. 50점). 또한, 젊은 세대가 매우 선호하는 기업군은 평균적인 선호도를 지닌 기업군보다 50%나 더 높은 점수를 보였다(7.5점 vs. 5.0점).

거버넌스 측면에서는 이사회 구성에 있어 젠더 다양성을 기준으로 살펴봤다.직원 만족도가 매우 높고 젊은 세대에게 매력적인 기업군은 이사회에서 여성 비율이 평균적으로 30%를 차지한다. 이에 비해 평균적인 직원만족도나 매력도를 지닌 기업군은 이사회에서 여성 비율이 20% 미만이다. 직원 만족도가 높은 기업과 젊은 세대에게 매력적인 기업이 젠더 다양성을 보다 존중하는 경향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트렌드는 분명하다. ESG 전체 수준은 물론이고 환경, 사회, 거버넌스의 세부적 측면까지 구성원이 만족하는 기업은, 그리고 젊은 인재가 선호하는 기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에 비해 높은 ESG 점수를 보인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인재전쟁이 치열한 HR 환경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기업들은 구성원이 회사에 만족하며 이탈하지 않도록 애쓴다. 더불어 미래에 조직 구성원이 될 젊은 세대에게 매력적으로 보이기 위해 고심한다. 하지만 실제로 이를 효과적으로 실현하는 데 애를 먹고 있는 게 현실이다.

국제노동기구(ILO) 통계에 따르면 2029년까지 밀레니얼과 Z세대는 전 세계 노동력의 72%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선 연구결과와 국제노동기구 예측을 고려할 때 인재유지와 확보에 있어 ESG는 더욱 중요해 보인다. MZ세대는 이전 세대보다 환경과 사회 이슈에 더욱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 환경과 사회문제에 대해 기업이 더 많이 관여하길 기대한다.

이제 ESG는 기업의 경쟁우위로 기능하는 한편, 구성원을 조직에 몰입시키고 인재를 확보하는데 기여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인재 이슈를 접근하는 하나의 방편으로 ESG를 고민할 때다

저자(들) 소개
김주수

머서코리아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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