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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피크제, 직무기반 HR도입 계기로 활용


최근 2016년부터 도입될 60세 정년 의무화와 한 쌍으로 빈번히 거론되는 뜨거운 감자가 바로 임금피크제다.  실상, 임금피크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존재해 왔고, 이미 도입하여 운영 중인 기업도 많다.  임금피크제의 근본 취지는 하는 일이 같고, 생산성 하락이 명확한 직무 수행자의 경우, 고용을 더 오래하는 대신, 특정 시점부터 임금을 줄여나가며 기업과 근로자가 서로 상생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모두가 다 똑같이 정년을 보장받거나 연장하는 대가로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하는 임금피크제가 현재 대부분의 모습이다.  즉, 개인간 역량 직무 차이나 특성을 거의 반영하지 못한다고 할 수 있다.

한편, 현재 노-사-정 간 이견조정이 난항을 겪고 있는데 정년연장을 해 주는 대신 60세 이전 특정 시점부터 임금피크제를 받아 들이라는 사측의 입장, 60세가 넘은 사람들에 한해 도입하되 삭감되는 임금만큼 노동시간도 줄여야 한다는 노측 입장, 청년고용창출의 하나의 우회적 해법으로 임금피크제를 바라보는 정부의 입장간 차이가 뚜렷한 상황이다.                      

최근 고용노동부 장관은 “대기업 임원부터 솔선수범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라”고 했는데, 물론 윗 사람부터 모범을 보이며 청년고용 확대의 물꼬를 트라는 의미라고 하더라도, 심각하게 임금피크제의 취지와 용도를 왜곡할 수 있는 발언이다.  대기업 임원이라면 일반적인 직무를 행하는 직원 신분에서 벗어나 새로운 계약이나 인사제도 하에 짧게는 2년, 길게는 7~8년 정도 재직하며 인생에서 최고의 역량을 발휘해 조직의 성과를 책임지는 막중한 직무라 볼 수 있다.  이러한 직무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라는 것은 경영관리와 인사제도의 맥락은 철저히 무시되고 정치와 사회합의 등만 강조한 대표적인 예라 볼 수 있다.  입장 바꿔 임기제인 각 정부 조직의 수장인 장관들에게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라고 하면 그게 수긍이 되겠는가?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일 것이다.

임금피크제를 위한 사전 작업

임금피크제가 정치적 힘겨루기와 사회적 상생이라는 한 단면으로만 조명될수록 인사담당자와 경영자들은 경영의 근간인 인사제도로서의 취지∙효과∙ 목적을 염두에 두고 그 균형을 맞춰야 할 필요가 있다.  상기와 같은 정치적인 목적에서 도입된 임금피크제 중 지금도 여전히 잘 작동하는 사례는 극히 제한적이다. 그렇다면 임금피크제를 인사관리적 측면에서 기획하기 위해 어떤 사전작업이 필요할까?

첫째, 현 업무에 대한 전면적인 직무-직급 분석이 선행되어야 한다. 상위직급자가 수행함에도 불구하고 직무가치가 낮은 직무를 명확히 판단해야 한다.  여기에 필요한 직무분석은 단지 직무를 수평적으로 분류하는 것에서 그쳐서는 안 되고, 수직적으로 그 가치를 평가하는 직무평가를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분석 결과, 직무가치가 낮으면서 상위직급자가 수행하는 업무가 임금피크제의 우선 대상이 되어야 한다[그림 1 참조].

[그림 1] 직급-직무분석


둘째, 직무 유형별로 업무성과와 역량수준간 상관관계를 면밀히 파악해야 한다. 역량수준이 더 높아진다고 업무성과가 현저히 나아지는 것이 아닌 직무 혹은 그러한 인재유형이 주로 수행하는 직무, 즉 직무성과에 상한(cap)이 존재하는 직무가 임금피크제를 도입해도 무방한 직무이다[그림 2 참조].

[그림 2] 업무성과와 역량 수준간 상관관계 분석

셋째, 개인의 경험이나 근속연수와 역량향상간 관계 파악이다. 개인의 경험과 근속연수가 역량 향상으로 연계되는 정도가 어느 시점에서 현저하게 떨어지는지 직무별로 파악해보고, 이 시점을 임금피크제를 적용하는 시점으로 하는 것이 이론적으로 맞다.  물론 현실에서는 이 보다는 노사간의 협의나 타협, 법적인 가이드라인 등이 더 중요하겠지만 적어도 경영진과 인사관리자는 직무별로 어느 정도 근속하면 더 이상 역량향상이 현저히 일어나지 않는지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어야 하며 궁극적으로 이를 임금피크제 적용의 경력상 시점으로 삼아야 한다[그림 3 참조].

[그림3] 경험 및 근속연수와 역량향상의 관계 분석

넷째, 개인의 역량과 동기부여 정도에 따라 성과가 좌지우지 되는 직무와 개인 보다 조직단위 협력을 통해서 성과가 결정되는 직무, 혹은 개인의 역량은 실수와 위험을 방지하는 데만 영향을 미치고 크게는 경영환경이나 경기에 따라 성과가 달라지는 직무군(예를 들면, 대규모 장치산업)을 구분해야 한다. 이때, 조직적인 협력으로 성과 달성이 결정되거나 개인의 노력이나 역량과 큰 상관성 없이 성과가 결정되는 직무가 임금피크제가 적합한 직무군이다.

다섯째, 임금피크제 적용으로 추가적으로 확보되는 재원에 대한 명확한 시뮬레이션이 필요하다. 임금피크제를 통해 확보된 재원을 단지 정년보장이나 연장을 위해서만 사용할 것인지, 해당 재원을 일부 활용하여 신입사원을 추가 확보할 것인지에 대한 예측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더불어 새로운 인재확보, 즉 인사투자를 우선적으로 집중할 직무들도 사전에 정해 두는 것이 좋은데 특히 이는 미래 성장과 관련된 경영전략의 방향과 일치해야 그 사용의 명분은 물론 실효성도 확보할 수 있다.

지난 15년간 인사컨설팅 업에 종사하며 대부분의 경영자와 인사관리자가 하나같이 입을 모아 궁극적인 목표로 제시한 것이 ‘직무기반 통합인사제도’이다.  하지만 기존 인사관행을 바꾸기 어렵고, 직무가 제대로 정의돼 있지도 않고, 일하는 방식이 大팀제 하의 협력방식이고, 무엇보다 이를 바라보는 노조의 부정적인 시선 등으로 인해 열망만큼 쉽게 도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임금피크제에 대한 뜨거운 이슈화가 이뤄지고 있는 지금이야 말로 어쩌면 장기적으로 직무중심 인사제도를 실현할 좋은 기회라 할 수 있다.  

※ 본 기고문은 월간 <HR Insight> 2015년 5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