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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제도 도입만 하면 끝인 줄 알았는데…


퇴직연금을 도입하기 위해 기업은 철저한 준비 과정을 거친다. 그리고 제도를 일단 도입하게 되면 한숨 돌리기 마련, 하지만 그때부터 또 다은 세계가 펼쳐진다. 이번호에서는 퇴직연금제도 도입 후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위험을 알아보고 대응법을 찾아보고자 한다.

지난호("우리회사에는 확정급여형(DB)제도? 아니면 확정기여형(DC)제도?"참조)에서는 회사의 가장 적합한 퇴직연금제도의 도입을 위해서는 제도설계 단계에서부터 사업자 선정과정, 직원 동의에 이르는 과정을 통해 향후 발생 가능한 위험 및 제도설계 관련한 이해당사자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살펴보았다.

이렇게 철저한 준비와 과정을 통해 제도를 도입하면 ‘이젠 끝’ 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무리가 아닐 것이다. 하지만 퇴직연금제도의 도입은 ‘또 다른 시작’ 이다. 퇴직연금제도의 자산 및 운용관리 역할의 대부분이 선택된 사업자에 의해 이뤄지는 현실을 고려할 때 (특히 자산운용의 측면에서) 독립성의 결여는 많은 문제점으로 야기할 수 있다. 그럼 지금부터 왜 퇴직연금제도 도입 후 사후관리가 필요하고, 현재 어떤 위험들이 존재하고 있으며, 퇴직연금제도 도입 후 발생 가능한 여러 위험에 대한 바람직한 대응은 어떻게 가능한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왜 회사가 퇴직연금제도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할까?

퇴직급여보장법 제1조를 살펴보면, “제1조 (목적) 이 법은 근로자 퇴직급여제도의 설정 및 운영에 필요한 사항을 정함으로써 근로자의 안정적인 노후생활 보장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라고 명시되어 있다. 기본적으로 확정급여형 (DB) 제도이든 확정기여형(DC) 제도이든 간에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은 “근로자의 안정적인 노후생활의 보장”에 가장 큰 목적을 두고 있고, 회사는 직원의 안정적인 노후생활의 보장을 위해 법이 정하는 기본적인 요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결국, 회사가 어떤 형태이든 간에 퇴직연금제도 관리를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법적 요구사항은 반드시 준수해야 하겠지만, 그 이외에도 회사가 더욱 적극적으로 퇴직연금제도의 운영관리에 신경을 써야 하는 주된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회사의 이미지 향상

많은 회사들이 사회적 책무의 수행이 우수인재의 고용 및 회사 이미지 향상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퇴직연금제도를 통한 직원 서포트는 기본적인 사회적 책무의 이행과 직접적으로 연관되기 때문에 회사 이미지 형상 및 우수인재의 채용에 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2) 구매력 (Buying Power)과 레버리지 (leverage) 향상

퇴직연금제도의 계약 체결시에 퇴직연금사업자의 서비스 수준은 직원 수에 따라 그 정도와 수준이 달라지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구매력 향상 및 레버리지 효과를 활용하면 회사는 정당하게 제도 관리에 소요되는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될 것이다.

3) 직원의 몰입도 (Engagement) 및 충성도 증가

회사의 퇴직연금제도에 대한 관심과 지원은 직원의 일에 대한 몰입을 강화하고 회사에 대한 충성도를 높일 수 있는 차별화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실제로 머서의 2011년 설문조사 결과 직원들은 퇴직연금급여가 기본 급여 다음으로 가장 중요한 보상이라고 답하였는데, 이는 퇴직연금제도가 미치는 영향도를 가늠할 수 있는 좋은 예라 하겠다.  

4) 직원의 실질퇴직소득 향상 가능성

퇴직연금위원회 등 퇴직연금제도의 거버넌스 체계 (Governance Structure: 퇴직연금제도의 설립 및 운영과 관련하여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의사결정의 체계이자 과정)를 통한 퇴직연금사업자, 투자상품, 포트폴리오 관리가 직원의 실질적이고 안정적인 퇴직소득 향상을 가능케 한다.

5)     거버넌스 체계 구축을 통한 사용자책무 충족

근로자퇴직급여급여보장법 제32조 (사용자의 책무) 제1항에서 정하는 사용자의 신의성실의무를 고려할 때, 제도 도입시점부터 비단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뿐만 아니라 세법, 노동법 등 관련 법제에 근거한 거버넌스 체계의 구축이 장래 발생가능한 위험의 최소화를 가능케 한다.

이미 퇴직연금제도가 도입된 지도 8년이 되었지만, 아직 이러한 회사의 책무에 대해서는 인식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긍정적인 것은 최근 머서 조사대상의 70%가 넘는 많은 회사들이 퇴직연금도입 후 리스크 관리를 위한 거버넌스 체계의 구축 필요성을 느끼고 있으며, 그 중 일부는 이미 정기적 모니터링을 통한 거버넌스 체계의 구축을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퇴직연금제도를 도입만 하면 끝이라고 생각했지만 현재 나타나고 있는 위험들을 고려해 보면 결코 더 이상 그냥 좌시랑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회사가 인식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증가하는 퇴직연금 리스크(Risk)

퇴직연금제도의 도입율리 100인이상 사업장의 경우 60%를 넘어섰고 있고, 500인 이상 사업장의 경우에는 90%를 훨씬 넘고 있다.

<그림 1> 에서 보는 바와 같이, 도입율이 증가함에 따라 퇴직연금제도의 운영 및 자산관리와 연관되어 여러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는데,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이 모은 문제점이 직원의 퇴직급여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결국에는 회사의 책무로 귀결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우리나라의 경우 사업자 서비스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불가능하다. 다시 말해 회사 및 직원 퇴직연금자산의 성과, 운용상품, 현 포트폴리오 성과 그리고 운용관리 서비스의 질에 대해 퇴직연금 전체 사업자 및 전체 운용상품과의 객관적인 비교가 불가능하다는 접이 가장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한국에서 퇴직연금제도의 효과적인 사후관리

그렇다면 앞서 살펴본 여러가지 문제점들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은 과연 무엇일까?

우리나라의 경우 대부분 모든 자산 및 운용관리업무가 선정된 퇴직연금사업자를 통해 이루어지는 특성을 고려할 때, 사업자들이 제공하는 전체 서비스에 대한 모니터링이 가장 효과적인 퇴직연금제도 사후관리의 시작이라 하겠다. 또한 정기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사업자에 의존하지 않은 객관적인 퇴직연금제도 운영현황을 파악하고, 파악된 문제점 및 개선사항에 대해서는 퇴직연금위원회 등을 통한 지속적인 개선이 가장 효과적인 퇴직연금제도 사후관리의 마지막 단계가 될 것이다.

<그림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퇴직연금사업자 모니터링은 크게 투자영역 (1~3단계)과 운용관리영역(4단계)으로 나누어질 수 있다.

투자영역에서는 퇴직연금사업자의 투자성과측정, 제공되는 투자상품의 성과측정 및 자산배분에 따른 성과가 객관적으로 측정 및 비교돼야 하고, 사업자 운용관리 서비스에 대해서도 퇴직연금제도의 제도 및 관련 법제 등의 변경에 따른 지원서비스, 퇴직연금 일상업무처리를 위한 인프라 구축 정도 및 편리성, 그리고 근로자 제공 서비스의 질에 대한 모니터링이 이루어 져야 하는데, 각각의 상세내용에 대해 2013년 머서 퇴직연금사업자 모니터링 보고서 (PPMR, Pension Provider Monitoring Report)의 결과 예시화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다.

■ 1단계: 금융시장 및 사업자 성과비교

퇴직연금제도는 모두 퇴직연금자산의 운용성과가 제도의 성패와 직결되어 있고, 이런 퇴직연금자산 역시 금융상황의 변동에 영향을 받게 되므로 금융시장 전반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또한, 50개 이상의 퇴직연금사업자가 경쟁을 펼치는 상황에서 객관적이고 동일한 기준에 따를 사업자의 성과 측정 역시 효율적 퇴직연금제도 관리의 주요 요소다.

■ 2단계: 현재 사업자 제공상품 비교

퇴직연금시장 전체에 대한 사업자 및 투자상품 클래스 (Class)별 성과 대비, 우리회사가 선택한 퇴직연금사업자 및 제공되고 있는 상품에 대한 성과 수준에 이해가 필요하며, 이를 통한 사업자 및 제공상품의 투자성과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필수적이다.

■ 3단계: 사업자 자산배분 비교

사업자의 자산배분은 개별회사의 자산배분과는 차이가 존재하므로, 원리금 보장 및 펀드상품 각각의 자산배분비중을 분석하여 현 포트폴리오 상태에 대한 진단이 필요하며, 퇴직연금시장 전체의 수익률과 사업자 및 우리회사의 투자성과에 대한 비교가 필요하다.

■ 4단계: 사업자 운용관리 서비스 비교

운용관리 서비스는 우리회사에 문제만 없다면 “잘 되고 있는거겠지?” 라고 생각하는 기본적인 사항이지만, 문제가 생기면 가장 해결하기 어려운 숙제가 될 수도 있다. 한 예로, 매칭 (Matching) DC제도(확정기여형제도로 구분되며, 법정요건을 충족하는 확정기여형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한 회사가 직원이 본인의 DC계좌에 추가납입을 하는 경우, 추가 납입금액의 일정 수준을 회사가 추가로 납입해주는 제도)를 도입한 회사의 퇴직연금사업자가 과거 3년 동안의 회사 매칭 부담금을 직원 추가납입금을  잘못 처리함에 따라 세무적인 이슈가 발생하였다.

이의 해결을 위해 퇴직연금사업자는 과거 3년간의 오류 정보를 모두 수정하였고 국세청에 정정 신고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문제가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모든 오류사항에 대해 회사가 직*간접적인 책임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어가고 있고, 문제상황에 대한 직원의 이해를 구하는 것 역시 힘든 과정이 될 것이다. 또한 한번 실추된 직원의 신뢰를 단시간 내에 회복하는 것 역시 큰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운용관리서비스는 기업관리서비스, 서비스 인프라 및 근로자 제공서비스의 세가지 주된 영역으로 구분 될 수 있으며, 각각의 상세는 다음과 같다.

1. 기업관리서비스

담당자 변경 등에 따른 불편사항 여부, 법률문서 및 법규자료 제공 서비스, 예외적 서비스 제공여부, 각종 통계자료의 제공, 교육 등에 대한 피드백 제공 여부 등에 대한 확인 필요

2. 서비스인프라

거래의 적시성, 정기적 업무(부담금 납입, 퇴직처리 등)에 대한 업무지원 서비스, 홈페이지 활용성, 콜센터 연경시간 및 상담의 충실성 등에 대한 확인 필요

3. 근로자제공서비스

가입자 제공자료, 가입자 제공 보고서의 적절성, 전문성 및 이해가능성 등의 확인 필요

   

사후관리의 마지막 단계는 사업자 모니터링을 통해 파악된 문제점 또는 개선사항을 실제 제도 운영시 반영하게 하는 거버넌스체계 (Governance Structure)의 구축이 될 것이다. <그림 3>에서 보는 바와 같이 모니터링 정보를 퇴직연금위원회 및 관련부서에서 활용함을 통해 효과적 거버넌스 체계가 완성될 수 있다.

맺음말

한국의 경우 퇴직연금제도의 역사가 오래되지 않았다. 다시 생각해보면 역사가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여러 예측하지 못한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이 더 많을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금융감독원은 퇴직연금 거버넌스 체계의 확립을 위해 확정급여형퇴직연금제도를 시작으로 투자원칙보고서 (IPS: Investment Policy Statement)의 작성을 빠르면 2014년부터 의무화할 예정이다. 이 투자원칙보고서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적립금 운용목적 및 적용범위>

- 적립금 운용위원회 설치 및 운용

- 목표수익률 설정 및 자산배분 결정

- 운용성과평가 및 조치

투자원칙보고서가 의무사항이 되는  것에서 볼 수 있듯이, 퇴직연금제도의 거버넌스는 성공적인 퇴직연금제도의 관리를 위해서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퇴직연금제도를 도입만 하면 끝이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으나, 적어도 1년에 한번 이상은 정기적 모니터링을 통한 객관적 정보의 습득 및 확인된 문제점 및 개선사항에 대해 퇴직연금위원회 등을 통한 지속적인 반영만이 앞으로 발생 가능한 퇴직연금제도의 문제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으며, 그러한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직원의 회사에 대한 신뢰도 제고 및 퇴직연금제도의 만족도 상승이라는 과실을 향유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퇴직연금 사후관리에 대해서는 이해를 하면서도 막상 거버넌스라고 하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 지를 모르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는 퇴직연금사업자 모니터링보고서(PPMR)와 같이 정기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거버넌스의 틀을 갖추어 나가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라 하겠다.

옛말에 ‘시작인 반’ 이라고 했는가? 지금이야말로 퇴직연금제도의 사후관리를 시작할 때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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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기고문은 월간 <HR Insight> 2014년 1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